안정적인 일상을 위해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감 행동지침서이다.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고, 《당신으로 충분하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 등의 책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해온 정혜신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무너지고 상처받고 있음을 확인한 후 누구라도 심리적 CPR의 행동지침을 배울 수 있게 안내하고자 펴낸 『당신이 옳다』. 1장에서는 존재의 개별성을 무시하는 사회적 시선과 환경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아픈 이유를 들여다보고, 2장에서는 우울증 등 진단이 남발되고 일상이 외주화 되는 현실을 직시하며 심리적 CPR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장에서는 공감에 대해 갖고 있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공감의 방법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사람은 모두가 개별적 존재임을 환기시키고, 공감의 정확성을 높이는 경계 짓기를 제안한고, 5장에서는 사랑에 대한 욕구, 콤플렉스, 집단 사고 등 진정한 치유를 방해하는 공감의 허들을 짚어주며, 6장에서는 존재를 살리는 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유념해야 할 실전 치유 팁을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보여준다.
왜 우리는 아픈가
사람들은 왜 공황장애를 앓는가? 그 이유를 스타들의 공황장애에서 살펴보았다. 스타들이 겪는 공황장애의 근원을 살펴보면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들이 왜 이렇게 아픈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가 있다고 한다. 스타의 삶속에 우리의 삶의 축소판으로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기를 누리게 되면 '나'를 표현하는 건 나에게 숨 쉬듯 자연스운 일이 의식이 되기 시작한다. '내'가 '나'를 의식하게 되며 나는 나를 의심하고 추궁한다. 나는 진짜 나인 것인가? 내가 너에게 맞춰을 때, 나를 지워갈 때 스타는 화려하게 빛난다. 이것은 우리의 삶과도 다를게 없다.
내 삶이 나와 멀어질수록 위험하다
스타가 아니더라도 부모나 배우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주어진 역할에 헌신하는 것이 자기 삶이라고 믿는 삶의 사람들은 스타들와 닮아 있다. 자기성(自己性)이 소거된 채 부모의 기대나 사회적 역할, 가치 등에 전적으로 기대어 살아가던 사람은 절대적 의존 대상이던 그 부모나 배우자와 이별하거나 절대적인 내 역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일이 없어지거나 그 가치가 빛을 잃을 때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 있다. 누구든 내 삶이 나와 멀어질수록 위험해지는 것이다.
'당신이 옳다'는 확인이 부족할 때
심리적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산소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당신이 옳다'는 확인이다. '당신이 옳다' 는 말은 현실적 잘잘못이 아닌 네가 그러는 데에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이다는 '무조건적 믿음과 지지'이다.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있어야 사람은 그 다음에 대해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정서적인 '내 편'이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지지가 사람을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사람을 어리석은 존재로만 생각하는 틀에 박힌 생각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오만한 시선이다. 어른도 아이도 사람은 입체적이고 정서적인 존재다.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네가 그러는데에는 이유가 있었겠구나 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사람은 절박한 순간에서 빠져나올 힘을 얻고 그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할지 쉽게 결정하게 한다.
만성적 '나'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
감정은 존재의 핵심이다.
내 가치관, 신념, 견해라는 것은 나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 감정은 오로지 '나'다. 감정이 사라지면 나에게서 많이 멀어진 삶인 것이다. 그렇게 감정을 억제하고 존재가 투명해져 소리도 없이 스러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현실에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하나가 '심리적 심폐소생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심리적 소생술과 같은 질문을 꼭 배워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개별적 존재
사람은 각각 모두 고유하고 개별적인 존재들이다. 각각 개인의 역사를 가진다. 국가의 국경처럼 사람사이에도 경계가 존재한다. 경계를 넘어서는 것은 존중할 마음이 없다는 의미므로 맞서 싸워야 한다. 하지만 사람사이의 경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 지키는 일이 어렵다. 경계를 인지할 수 있어야만 나도 지키고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의 경계가 뚫려 아파하고 있는지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지 인식할 수 있다.
그 누구도 함부로 내 주권을 침범할 수 없다.
상대방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훼손하면 사람은 모욕감, 모멸감, 수치심과 함께 분노가 생긴다. 이런 감정들이 올라온다면 내 경계가 침범당하고 있다는 신호다. 자기 경계를 지키지 못하면 자기 보호도 못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경계를 침범하는 상대적인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것은 자신이고 사람은 개별적이고 독립적 존재로써 자기가 처한 상황과 관계의 변화에 따라 주체적으로 끊임없이 적응해 가는 존재이다. 타인과 나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타인이 겪게 되는 감정은 타인의 과제로 남겨두자. 자신의 결정은 자신만이 할 수 있고 그것이 부모라 할지라도 그럴 권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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