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소설의 대가 '유즈키 아사코'의 여성혐오를 '버터'로 녹인 실화 모티브의 미스터리 소설. 남성 연쇄 살인, 결혼 사기 피해액 10억원, 용의자는 100킬로그램이 넘는 주거불명 무직의 30대 여성이다. 용의자는 단독 인터뷰를 위해 접근한 기자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 그들 사이, 거부하기 힘든 맛의 향연이 펼쳐진다
줄거리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꽃뱀 살인사건. 사람들이 주목한 이유는 10억원의 피해액, 남성 연쇄살인의 꽃뱀 용의자가 100kg가 넘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이기 때문이다. 꽃뱀 용의자가 아름다운 외모가 아닌 뚱보라며 조롱하는 여성혐오적인 사회 그리고 '가지이의 돌봄'이 필요하고 그녀없이 살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 의존하면서 주위사람에게는 그녀를 못생겼다며 무시하는 발언을 한 피해자들의 모순. 주간지 기자 리카는 세간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꽃뱀 수법’이 아니라, 그 사건에 깔린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를 다루고자 한다. 그녀를 독점 인터뷰하고자 가지이를 만나지만 구치소에 수감중인 가지이는 취재를 거부하는 데다가 특히 여성 기자에게는 냉담하다. 가지이는 리카의 면회를 응하는 대신 특별한 제안를 한다. 바로 자신이 말하는데로 먹고 그 감상을 말해주는 것. 리카는 면회를 갈 때마다 ‘버터’가 들어간 요리들을 맛보거나 직접 해먹어보라는 제안을 하나 둘 실행하면서 리카의 몸무게는 가지이처럼 늘어간다. 리카는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뚱뚱한 몸에 자신감 있는 가지이와 대화하며 그녀에게 압도되는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그녀가 범인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며 진실을 파헤쳐가게 되고 가지이와 리카 사이에 묘한 동료애와 긴장감이 생긴다. 리카는 그녀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면서 자신의 몸과 욕망에 대해 알아간다.
리뷰
리카처럼 나 또한 내 몸에 대한 죄책감과 강박을 가지고 있다. 리카의 친구 레이코처럼 내가 원하는 삶이라 생각했지만 정말 나를 위한 삶이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를 위해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며 나의 욕망에 솔직해질 때 죄책감을 느껴했다. 책에서 레이코가 사람마다 자신의 '적당량'을 가지고 있다는데 남들의 기준에 내 기준을 맞춰 그게 내 적당량이라 생각하며 내 적당량을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그 기준이란 것도 어쩌면 남자의 시선으로 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버터를 읽고 자신의 적당함을 찾고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져 자유로워진 레이코와 리카를 보며 이제부터 나는 나의 적당량을 알아보려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얻고 싶은 삶,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지. 난 무엇을 할 때 자유로워지는지. 내가 아는 나 또한 의심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p 105 "여하튼 적당량이라는 게 어려운 시절인지도 몰라. 아까 담배 건도 그렇지만.적당량? 하고 되물으니, 레이코는 설탕통을 끌어당겨, 컵에 반술 정도의 설탕을 살랑살랑 뿌렸다. "요리책에 소금 적당량이나 소금 약간, 이라고 나오지? 요즘 그런개인의 재량에 맡기는 표기를 해주더라. 뭐랄까, 절대로 실패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적당량에 자신 없는 사람이 늘어난 것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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